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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부여] 어머니와 월세방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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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983회 작성일 19-10-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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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월세방살이...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세대가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 들며 한국 경제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성장을 돕기 위해 스타트업 CEO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취중잡담’을 게재합니다. 솔직한 속내를 들을 수 있게 취중진담 형식으로 인터뷰했습니다. 그들의 성장기와 고민을 통해 한국 경제 미래를 함께 탐색해 보시죠.

학력, 지식, 자본, 인맥… 어느 것 하나 갖추지 못한 채 창업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저소득 편모 가정 출신으로 단돈 500만원으로 창업에 성공한 고졸 창업가 '폭스밸리'의 홍종국 대표를 만났다. 톡톡 튀는 건강·미용 상품으로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등록금 없어 대학 중퇴, 아르바이트 전전

어머니와 단둘이 월세방에서 자랐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했지만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어 중퇴했다. 제대로 된 취업을 하지 못했다. 먹고 살기 위해 여러 일을 전전했다. "의료기기회사, 보험회사, 카드회사에서 영업 아르바이트를 했구요. 콘도회원권 파는 일도 했습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손님들이 벗은 신발을 정리하는 아르바이트도 한 적 있습니다. 해본 일이 10가지가 넘네요."

쉬지 않고 일했지만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편안한 삶은 다른 세상 얘기 같았다. '난 왜 아무것도 할 수 없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게 그토록 큰 죄인가.' 우울한 생각만 들었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 시도했어요. 다행히 뜻을 이루진 못했어요. 선택에 실패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문득 억울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더 물러설 곳도 없다. 망해도 좋다. 내 일을 한 번 해보자. 결심했습니다."


홍종국 폭스밸리 대표 / 큐텐츠컴퍼니홍종국 폭스밸리 대표 / 큐텐츠컴퍼니
◇ 500만원으로 창업

주변에 도움 줄 만한 사람은 없었다. 관련 책을 읽으며 하나 하나 배워 나갔다. 처음 치아미백제로 도전했다. 어렵사리 모은 500만원이 자금의 전부였다. 아이템을 들고 전국 각지로 화장품 공장을 찾아다닌 끝에 충북 음성에서 생산해주겠다는 공장을 한 곳 찾아냈다.
"겨우 500만원 어치 제작해 주겠다는 곳이 없었어요. 비가 쏟아지던 날 이제 '마지막이다' 심정으로 찾아낸 곳이었습니다. 냅다 공장장 앞에서 무릎 꿇었습니다. 거절할 거라 생각하고 눈을 질끈 감고 애걸했죠. 사실 반포기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공장장이 빙그레 웃으며 승낙하시는 거에요. 도전 정신이 보기 좋다면서 응원도 해주시겠다더군요. 그렇게 첫 주문을 넣었습니다."

어렵게 출시한 치아미백제로 창업 첫해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번 돈은 모두 다른 제품 개발에 썼다. 4D회전칫솔, 구강세정기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갔다.

제품을 팔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이 시작한 일이잖아요. 대기업을 찾아가 담당자 만나려고 무작정 기다리는 건 부지기수였어요. 제품을 싸들고 길거리에서 홍보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노력하니 조금씩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바른자세밴드 제품 이미지 / 폭스밸리 제공
바른자세밴드 제품 이미지 / 폭스밸리 제공

◇ 바른자세밴드 성공으로 매출 50억원

회사 성장에 날개를 달아준 제품이 ‘바른자세밴드’다. 조끼처럼 생긴 밴드를 착용하면 구부정한 상체가 바르게 펴지는 효과가 있다. 홍종국 대표는 "앉아서 생활하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상체가 앞으로 굽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바른자세밴드는 상체를 뒤로 젖혀줘 곧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홈트레이닝족(族)을 겨냥했다. "따로 시간 내기 어려워 집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집에서 간편하게 자세를 교정할 수 있는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개발했습니다."


바른자세밴드 제품 착용 모습 / 폭스밸리 제공
바른자세밴드 제품 착용 모습 / 폭스밸리 제공

굳이 운동을 하면서 자세를 교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착용해 자세를 교정할 수 있는 메쉬형 외에 운전, 공부, 업무, 가사 등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는 일반형도 있다.

체형에 맞게 끈과 밴드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홍 대표는 "어깨 끈을 조절할 수 있는 클립이 있어 당김 강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며 "허리 받침대는 항공기 날개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 고정력이 강하면서 가볍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간편함과 가성비로 주목받으면서, 온라인몰(http://bit.ly/2mLKe0T)등을 통해 출시 2년 만에 판매량 30만개를 넘어섰다.

자세교정밴드에 힘입어 폭스밸리는 지난해 연 매출 20억원을 돌파했다. 직원은 10명을 넘어섰다. 자세교정밴드 판매가 계속 늘면서 올해는 매출 50억원이 예상된다.


홍종국(가운데) 대표가 직원들과 회의를 하는 모습 / 폭스밸리 제공
홍종국(가운데) 대표가 직원들과 회의를 하는 모습 / 폭스밸리 제공

◇ 고졸 학력 부끄럽지 않다, 매년 수천만원 기부

홍 대표가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조직 관리다. "어린 시절 제대로 된 가족을 갖지 못했잖아요. 저에겐 회사 직원들이 형제 자매입니다."

직원들 커피 값으로만 매달 수백만원이 든다. "회사 인근 카페와 계약을 맺어 직원들이 언제든 커피를 마음껏 마실 수 있게 했어요. 매달 카페에서 청구서 날아올 때마다 부담은 되지만, 직원들 고생해서 벌어온 돈 쓰는거라 아깝지 않습니다."

월급 주는 것도 힘들었던 창업 초기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월급날 다가오면 현금 마련하려고 길거리 제품 팔러 다녔어요. 그렇게 한 달 한 달 버티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홍 대표는 "고졸 학력이 부끄럽지 않고 훈장 같다"고 했다. "고졸이라고 주눅드는 건 없어요. 대학은 전공이란 틀 안에서 가르치는 거잖아요. 스타트업은 성공하려면 틀 안에 있으면 안돼요.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당당하게 성공하고 싶어요."

소외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경기 성남시의 한 장애인단체에 매년 수천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000만원을 냈다. "제가 편모 가정에서 어렵게 자라서 그런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을 보면 무척 돕고 싶어요. 더 많이 나누기 위해서라도 더 크게 성공하겠습니다."

- 조선일보 김승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