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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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278회 작성일 19-10-12 19:13본문
미국 대통령 링컨 변호사의 말로 대신하자.
나는 공화국의 헌법을 생명처럼 수호하겠다고 선서했다.
그러나 나라가 무너진 다음 헌법을 수호한다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법률에 '하지 말라'는 규정이 없다는 것을 '해도 된다'고
해석하는 사람은 국가 운영에 발을 들여 놓아선 안 된다.
더더욱 공직자 임명권을 행사하는 자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아무리 촘촘하게 짠 법의 그물도 구멍이 있기 마련이다.
법의 빈 곳을 '건전한 상식'으로 메워가며 해석하고
집행하는 것이 국정 운영이다.
세계 어느 나라 법률에도 '일족(一族) 다수가 범죄 혐의에
연루됐을 경우엔 국가 중요 공직에 임명해선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건전한 상식'의 작동(作動)을 믿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유형은 세 가지다.
'탁월한 지도자'는
나라가 자유롭게 번영할 뼈대를 멀리 보며 설계하고
치밀하게 시공(施工)한다.
법률도 제도도 세월이 흐르면 헐거워지고 현실과 맞지
않게 된다. 도로나 건물처럼 주기적 보수(補修) 공사가
필요하다.
'보통 지도자'는
보수할 때를 놓치지 않고 나라가 굴러가게 한다.
'참 나쁜 지도자'는
자신의 역량(力量)과 국가가 놓인 환경을 오판(誤判)하고
나라의 골조(骨組)를 바꾸겠다고 덤비다.
건물을 무너뜨리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며
시도 때도 없이 모든 것을 뒤집어 아수라장을 만든다.
보통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쉽다.
민주주의의 모순은 보통 사람들이 '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줄 알고 들리지 않는 소리도 들을 줄 아는 지도자 '를
뽑아야 한다는 데 있다.
그런 데서 비롯되는 위험을 줄이려면 대통령과 다른 걸 보고
다른 소리를 듣는 색깔이 다른 사람도 주위에 둬야 한다.
현 정권 인사는 위에서 아래까지 홍일색(紅一色)이다.
대통령과 다른 소리를 들을 사람도
다른 소리를 낼 사람도
없다.
- 강천석 논설고문 사설 -